“스마트폰 시대에는 특정 국가·지역에서 창업하고, 사업을 성공시키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AI) 시대엔 국가 간 장벽이 사라졌습니다.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세계 시장을 겨냥해 창업해야 합니다.”

지난 7일 일본 도쿄 아자부다이힐스에서 열린 ‘도쿄유니콘서밋(TUS) 2025’에서 이승윤 스토리프로토콜(이하 스토리) 대표는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창업해 카카오에 5000억원에 매각했고, 2023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지식재산권(IP) 기반 블록체인 플랫폼 ‘스토리’를 세운 연쇄 창업자다. 스토리의 기업 가치는 22억달러(약 3조원)에 달한다. 그는 “글로벌 시장을 노리기 위해선, 반드시 글로벌 거점을 두고 해외 시장과 친숙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유니콘서밋 2025는 본지가 2023년부터 주최한 ‘도쿄스타트업포럼’을 확대한 행사로, 올해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스타트업아일랜드타이완이 함께 주최했다. 아시아 주요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과 유니콘을 목전에 둔 고속 성장 스타트업들이 한곳에 모여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교류와 협업을 촉진하자는 취지다.

한국에서는 당근마켓·리벨리온·한국신용데이터(KCD)·오늘의집(버킷플레이스)·에이블리 등 대표 유니콘이 참석했다. TBM·프리퍼드네트웍스·91앱 등 일본·대만 유니콘을 비롯해 베트남·인도네시아 스타트업도 참석하면서 아시아 지역 70여 스타트업의 핵심 경영진이 한자리에 모였다.

대만 스타트업으로 도쿄 증시에 상장한 91앱의 카오 리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기술 트렌드를 빠르게 포착해야 급변하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91앱은 온라인 커머스 전용 마케팅 소프트웨어를 판매한다. 그는 “스타트업은 기술에 대한 대중의 흥분에서 신호를 포착해야 한다”며 “AI를 기반으로 한 자동화 마케팅 설루션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도쿄 특파원 성호철 기자, 임경업 기자